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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회고

31 December, 2020 - think - 3 min read

1년 같은 2년

2020년이 입에 붙기도 전에 2021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코로나 탓에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심정일 것 같지만, 내 경우에는 '진로 변경 기간(===백수)'과 맞물렸기에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2019년부터 때 아닌 '자아 찾기'가 시작되었기에 개인적으로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하나로 이어진 느낌이다. 그나마 구분을 한다면 몇 가지 사건들과 내 심경의 변화를 기준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략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2019.01 - 2019.02 : 5년 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마냥 늘어져 있던 시기. 몇 가지 진로를 두고 고민하던 시기다.

2019.03 - 2019.08 : 나름의 고민 끝에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패스트캠퍼스 프론트엔드 스쿨을 다녔던 시기. 결코 짧지 않은 6개월의 시간이 눈 감짝할 사이에 지났고, 6개월을 투자했음에도 형편 없는 내 실력에 다시금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9.09 - 2019.10 : 개발자는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다시 마케팅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패스트캠퍼스 디지털마케팅스쿨을 등록했다.

2019.11 - 2020.02 : 4개월 동안 패스트캠퍼스 디지털마케팅스쿨을 다녔다. 현업 마케터로 있을 당시 아무리 주먹구구식으로 했다 하더라도 나름 경험했던 것들이 있었는지 개발을 배울 때보다 비교적 이해가 잘 되었지만 재미가 없었다. 그 와중에 구글 태그매니저를 다루며 자바스크립트를 쓰는데, 이게 웬걸? 다 까먹었을 거라 생각했던 자바스크립트가 술술 써지는 게 아닌가? 물론, 간단한 로직이 대부분이긴 했지만 말이다.

2020.03 - 2020.05 : 마케터로 구직을 잠시 진행하다가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도 못 해보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면 분명히 후회할 것 같았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당시 눈여겨 보고 있던 부트캠프인 위코드에 등록 후 3개월 가량 홀로 공부를 했다. 처음 배울 때에는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던 내용들이 마치 나의 뇌가 백그라운드에서 처리하고 있었다는 듯 이해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2020.06 - 2020.08 : 3개월 동안 주말도 없이 매일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위코드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코로나가 점차 심각해지기 시작하던 시기라 여러모로 어수선하긴 했지만, 나름 즐겁게 공부했고, 자신감이 살짝 생겼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수료와 동시에 현재의 작장에 취직이 되었다.

2020.09 - 2020.12 : 1년도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기에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었다. 대표님에게 1대1 과외를 받다시피 하며 어찌어찌 백엔드를 맡았다. 이제 리액트보다 노드가 익숙하고, 컴포넌트 만들기보다 API 만드는 게 익숙하다. 큰일이다.

2021년에는

그래서 나의 올해가 어떠하냐고 묻는다면, "운이 좋았는데 내가 제대로 못 살렸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력에 비해 운이 좋게도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대표님에게도 그렇고 나 스스로도 그렇고 만족할만한 성장을 하지 못했다. 물론 3개월 전, 6개월 전의 나 자신과 비교한다면 분명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합리화 하며 위안을 삼는다면 2021년도 불 보듯 뻔할 것이다. 부디 2021년에는 운이 찾아왔을 때 그 운을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춘 개발자가 되기를 바라본다. 우선은.. 쌓아놓고 들춰보지도 않은 10여권의 책과 10여개의 인강을 끝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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