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ontentsCategoryAbout

웹 접근성과 웹의 본질

29 May, 2020 - HTML - 4 min read

HTML은 의미를 담는 언어

HTML은 Hyper Text Markup Language의 약자로 마크업을 담당하는 언어. 즉, 웹 상에서 의미가 있는 내용(Semantic)을 담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section><p>paragraph</p></section> 과 같이 여는 태그와 닫는 태그로 이루어져 있으며, 태그와 태그 사이에 또 다른 태그로 구성된 텍스트, 이미지, 링크 등의 콘텐츠가 위치한다. 따라서 우리가 웹 상에서 얻는 대부분의 유의미한 정보들은 HTML이라고 할 수 있겠다.

coding

여기서 유의미하다는 것은, 단순히 해당 정보가 글인지, 사진인지, 영상인지 등의 정보의 성격을 브라우저에게 알려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사용자의 UX를 고려한 구조와 더불어 내부적, 외부적 장애요인에 의한 ‘정보 불평등’을 예방하기 위한 ‘웹 접근성’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Tim Berners-Lee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 월드 와이드 웹 (World Wide Web)을 창시한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는 웹이란, '장애에 구애 받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하였으며, 따라서 웹 콘텐츠를 제작할 때에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작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웹의 본질

'장애를 겪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보통의 사람들은' 이러한 HTML의 순기능을 간과하기가 쉬운데, 그것은 단순히 내부적 혹은 신체적인 요인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부적 요인까지 확대해서 본다면, 이미 누구나 겪었을 만한 일들이다. 신호가 약한 와이파이, 낮은 버전의 웹 브라우저, 오래된 컴퓨터 등 웹 접근을 방해하는 장애 요인들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노화'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장애이기도 하다.

laptop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시각, 청각 혹은 또 다른 내부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까지 웹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웹의 본질이며,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평을 받는 언어인 HTML만으로도 실현이 가능한 이야기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역할

coding books

따라서 웹 콘텐츠 제작자들은 시멘틱하게 마크업을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웹 접근성을 고려한 시멘틱 마크업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법적인 불이익을 당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윤리적, 사회적 책임인 것이다. 사실, 나 역시도 내 기준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HTML의 이러한 기능들을 알지도 못 했고, 알았더라도 등한시 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생각을 같게 된 계기는 HTML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들려준 짧은 예시 상황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은 컴퓨터의 음성지원 기능을 통해 정보에 접근하는데, 음성지원 프로그램은 HTML의 시멘틱 태그와 구조적 순서에 큰 영향을 받는다. 만약,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지 않은 웹사이트라면 음성지원 기능은 제역할을 하지 못 할 것이다. 가장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면, <title>태그 사이에 들어가는 내용은 해당 웹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음성지원 기능이 가장 먼저 읽게 되는데, 장식을 한다는 이유로 <title>:::::코드아메바::::::</title> 이런 식으로 만든 경우가 간혹 있다. 이 경우, 음성지원 기능은 "콜론콜론콜론콜론콜론 코드아메마 콜론콜론콜론콜론콜론"이라고 말하게 된다.

물론 이외에도 시멘틱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웹사이트가 야기하는 폐해는 수도 없이 많으며, 이처럼 웹의 본질 을 흐리는 웹사이트가 생겨나지 않도록, 웹의 표준화 관련 국제 기구인 월드 와이드 웹 컨소시엄(W3C ; World Wide Web Consortium)에서는 1997년, 웹 접근성 이니셔티브(WAI ; Web Accessibility Initiative)라는 산하 단체를 설립하여 웹 접근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웹 접근성을 위한 지침 이다. WAI의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은 다음과 같다.

인지성(Perceivable)

정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요소는 그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표시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텍스트가 아닌 콘텐츠에 대체 텍스트를 사람들이 원하는 인쇄, 점자, 음성, 기호 또는 간단 언어 등과 같은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시간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에 대한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정보와 구조의 손실 없이 콘텐츠를 다른 방식(예를 들면 더욱 간단한 형태로)들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전경에서 배경을 분리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운용성(Operable)

사용자 인터페이스 요소와 탐색은 운용 가능해야 한다.

키보드로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읽기 및 콘텐츠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알려진 방법으로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를 디자인하지 않아야 한다. 사용자가 탐색하고, 콘텐츠를 찾고 그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이해성(Understandable)

정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운용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텍스트 콘텐츠를 판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웹 페이지의 탑재와 운용을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제작해야 한다. 사용자의 실수를 방지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견고성(Robust)

콘텐츠는 보조 기술을 포함한 넓고 다양한 사용자 에이전트에 의존하여 해석될 수 있도록 충분히 내구성을 가져야 한다.

보조 기술을 포함한 현재 및 미래의 사용자 에이전트의 호환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group

얼마 전,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는 컨퍼런스를 통해 현재의 웹은, 본인이 기대했던 웹의 본질에서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장애에 구애 받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의 웹이 하루 빨리 본래의 의미를 되찾기를 바라며, 나 역시도 누구나 당연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웹 사이트를 만들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코드에 의미를 담는 것으로, 당신 또한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참고:

© 2023 intzzzero, Built with

Gatsby